“출판이 되는 한은 사야죠. 책이 나를 원하고 있으니까”

[북데일리]본지 2회 ‘독서광의 방’의 주인공(기사http://www.bookdaily.co.kr/site/data/html_dir/2006/09/22/200609220022.asp) 김용수 씨가 6일 KBS2TV ‘무한지대 Q’에 출연해 ‘못 말리는 책사랑’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무한특종 별난 인생’에 등장한 그는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7천권의 책을 공개했다. 거실은 물론 방방 마다 놓인 책은 한사람이 모아온 것이라고는 믿기 힘든 놀라운 분량이었다.

김 씨는 “책 세권을 1분 안에 찾아라”는 지령도 45초 만에 ‘척척’ 해냈다. 그의 기억력에 취재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장르별로 분류를 해놓았기 때문”이라며 겸연쩍어 했다. 주변사람까지 쫓아다니며 책을 읽히는 그의 ‘극성’은 상상을 초월했다. 화투놀이를 하고 있던 아파트 경비원은 김 씨를 보더니 ‘화들짝’ 놀랬다. 평소 책을 읽지 않는 모습이 들키기라도 하면 ‘혼쭐’이 났기 때문. 김 씨는 그 자리에서 책 두 권을 꺼내 주며 “쉬는 시간에 읽으라”고 부드럽게 명령(?) 했다.

40년간 7천권이 넘는 책을 모아온 그는 “내가 책을 읽고 변했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도 변할 수 있게 책을 많이 선물 한다”고 했다. 초판본, 고서 등을 열심히 모아온 덕에 종로에 위치한 대형서점에 자신의 책 5권을 진열하기도 한 김 씨. 한 서점관계자는 “나보다 책을 많이 아는 사람”이라며 그의 책사랑을 높이 평가했다.

붕대까지 이용해 책을 관리하는 책 관리 노하우는 경탄을 불러일으킬 만 했다. 헤지고 낡은 책을 전용 풀로 잇고 떨어지지 않게 붕대를 감으면 몇 년을 봐도 새책 같다는 것. 그런 남다른 관리 때문인지 7천권의 책은 대형서점의 책들처럼 질서정연하게 꽂혀 있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주변 이웃들은 책을 보기 위해서 김씨의 집에 들른다. 한 이웃은 “할아버지께서 책에 대한 설명을 잘해주셔서 오게 된다”고 했다. 동네 도서관 역할을 하는 셈. 제 몸같이 책을 아끼는 김씨는 “화장품 냄새보다 책 냄새가 더 좋다”고 했다. 이동 중에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늘 책을 읽는 그에게 책은 분신과도 다름없는 존재다.

“차 한 잔 사먹는 건 안 아까워하면서 책 사는 건 아까워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책이 출판 되는 한은 계속 살 거예요. 책이 나를 원하니까요”

김 씨의 순수한 책 사랑에 감동받은 사회자들은 “지금부터라도 책을 열심히 읽어야 겠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 = 방송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