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참 빠르다.

전경련IMI,GAMP독서클럽이 창립되고 벌써 2년이 훌쩍 가버렸다.

우유곡절이 참 많았다. 중간에 그만 두고 싶은 갈등도 많았고, 마음의 상처도 많았다.

2010년 11월 어느 날, 마침내 종강을 했다. 마지막 강의를 하려니 심장이 두근거렸다.

한 분 한 분 참 귀한 분들이다.

세상에서 두번째 가라면 서러울 만큼 자신이 분야에서 한 휙을 그은 사람들이다. 그런 분들 앞에서 매번 강의을 한다는 것,

그것은 꺼꾸로 물구나무를 서는 것 만큼 힘들었다. 처음 한번 특강은 이래도 저래도 감동받고 괜찮다.

그러나 같은 사람에게 매달 강의를 들어보라. 아무리 잘해도 신비로움은 적을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도 강의하는 내가 더 잘 안다.

그런까닭에 매달 세째 주 수요일 전경련 IMI,GMAP독서클럽 강의 준비는

그야말로 고민바구니에 생각들이 복잡하게 머리를 헷갈리게 한다.

어떻게 하면 그분들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게 할까. 좀 더 의미있는 시간으로 채워 드리고 싶은 부담감.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것이다. 따끈따끈 책을 꼼꼼히 읽고, 각종 신문을 뒤지고, 시사주간지를 찾고, 월간지를 탐독하고.

요즘 뜨는 유머까지, 그리고 또 하나 그동안 읽은 책들에서 꼭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독서퀴즈로 만들고, 마음을 담고 정성을 쏟았다.

'마지막 강의'의 저자 랜디포시가 내게 준 메아리를 기억했다.

매 번 이번 강의가 내 생애 마지막 강의라는 심정으로...

그렇게 마이크를 잡았다.

오늘은 진짜 마지막 강의를 하는 날이다. 적어도 전경련 IMI,GAMP 독서클럽에서는.

무엇보다도 2년동안 별 탈없이 이렇게 마무리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위대한 기업은 어디로 갔을 까?" 짐콜린스의 책이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갔다면 이제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기업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살아남는 기업은 얼마나 될까. 성공으로 가는 엘리베이트는 없다,

다만 계단만 있을 뿐이다. 그렇게 한계단 한계단 올라갔는데,

다시 미끄러지면 안된다. 위대한 기업에서 그대로 몰락할 것이냐, 다시 급상승할 것인가.

진심으로 바란다. 그들의 기업이 다시 도약하기를, 위대한 기업뒤에는사랑받는 기업이 있더라.

여러분의 기업이 몰락의 고개를 넘어 사랑의 고개를 향해 질주하길 바란다.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2년간 했던 책들을 핵심만 정리하면서 준비한 자료를 넘겼다. 한 권 한 권, 나의 고뇌도 들어있고.

기쁨도 있었고, 즐거움도, 놀라움도 있었다.

지식의 열매 지혜도 있었고, 우정의 열매 사랑도 있었다. 웃음짓다 울먹이다 하면서 마칠시간이 다 되었다.

그간 우리들의 모습을 영상을 담았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 ,You need me 노래가 잔잔히 흘렀다.

첫 화면에 책갈피에 피어나 우정...

한 페이지 한페이지 넘어갈 때마다, 소중한 추억이 산메아리처럼 내 영혼을 친다.

독서음악회, 독서토론, 독서여행, 독서친구찾기, 독서나들이등 영화이 파노라마 필림돌아가듯이....

아름답다. 좋은 책, 좋은 사람들의 아름다운 흔적들...

마지막 영상이 올라가니 왠일일까.

목이 메이고 눈물이 주르르 앞을 가렸다. 다시 마이크를 잡은 나는 떨렸다.

마이크를 잡은 손도 떨렸고, 가슴도 떨렸고 음성도 떨렸다.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 지난 2년동안 참 고독했습니다. 사람들 앞에 서서 강의를 한다는 것,

이렇게 고독한 줄 몰랐습니다. "

잠시 말을 이을 수가 없다. 눈물이 났다. 자꾸만 가슴이 떨리고, 목소리도 떨렸다.

사람들은 고요했다. 잠시 후 뒷쪽에서부터 박수소리가 들리면서 모두 뜨거운 박수를 보내 주었다.

"특히 전경련IMI,GMAP독서클럽이 그랬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그렇게 허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도 내가 큰 실수를 하고 가는 것은 아닐까.

귀한 분들, 소중한 시간, 좀먹지는 않았을 까? 습관적으로 반성을 했습니다."

또 한번 박수가 제 서러운 맘을 아는 지 뜨겁게 강당을 울렸다.

" 참 많이 배웠습니다. 책을 통해 많은 지식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진정 참다운 삶을 배운것은

바로 여러분이셨습니다. 한 분 한분 모두 제겐 소중한 책이었습니다.

여러분을 통해 진정 삶의 지혜를 배웠고 뜨거운 사랑을 배웠습니다."

청중은 여전히 조용했다.

감정을 가다듬고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참 많이 키워 주셨습니다. 처음에 독서클럽에 창립되었을 때 멋모르고 겁없이 했습니다.

하면 할 수록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철들어가나 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2년동안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마치고 졸업사진으로 단체촬영를 했다. 많은 분들이 제 손을 잡고...

"내년에도 계속해야지 무슨 소리냐...?"

"너무 멋졌다. 귀한 보물같은 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또 한번 나를 행복하게 했다.

핸드폰 문자메세지.

용기과 격려의 말들...참 감사하다.

어느 한분의 말이 뇌리에서 맴돈다.

"마지막에 다이애나의 눈물이 우리 영혼을 흔들었다"

얼마나 감사한가? 마음을 흔들지 못하면 모든 것이 가짜다 라는 어느철학자의 말이 생각나다.

마지막에 마음을 흔들었다니, 가짜는 아닌가 보다.

그렇게 2010년 독서클럽은 종강을 했다.

신기하게도 그날은 허전하지 않았다. 왠지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시원했다.

집에 돌아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궜다.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보람일까.

기쁨일까.

한 페이지 그림이 완성된 느낌이랄까.

감사하다. 진정,

가슴앓이를 하면, 꼭 성장하더이다. 성장통이 보약인가보다.

진정을 바란다.

그들의 기업이 독서향기로 가득하기를,

부디 책갈피에서 꿈이 피어나길 빈다.

2010. 11. 20일 쓰다.

전경련IMI,GAMP독서클럽종강, 마지막강의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