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임

“젊음은 소중하다. 그 어떤것과도 바꾸지 말라.”

이 한마디로 위안을 얻어야했던 영화입니다.

웃을 수도 울 이유도 없는 영화였습니다.

이해할 수도 이해해서도 안 되는 영화였습니다.

한마디로 혼란스러운 영화입니다.

나의 상상력과 추리력을 시험하는 것 같았습니다.

영화는 끝이 났지만 마지막 결론을 찾기에는 나의 추리력에 한계를 느낍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과 의문이 꼬리를 무는 영화입니다.

어짜피 영화라는게 촬영중일땐 철저히 감독의 몫이겠지만 그게

한번 스크린에 투사된이상 그 영화에 대한 평가와 결과에 대한 논의는

고스란히 관객의 몫이 됩니다.

폭력과 화장실 유머 수준의 한국에서 이런 독특한 소재로 영화를 만든 것은 참 다행스럽고, 영화의 소재가 호기심과 고무줄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줍니다.

먼저 첫번째 강노식과 민희도와의 만남

우연일까?

단지 번호에 의한 선택인지 아니면 강노식의 철저한 준비된 계획에 의한 만남인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 공원에서 모자와 선그라스를 쓰고 초상화의 모델이된 강노식 그건 영화의 처음이였지만 실은 강노식의 오래된 준비 과정에서의 마지막 순간이였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그가 마지막으로 갖고 싶어했던건 진시황의 불로초였으며 그에게 젊음과 건강을 가져다 줄 사람으로 그는 길거리 화가 민희도를 선택했습니다.

가난하고 애인의 채무까지 걱정해야 하는 민희도에게 강노식은 분명 그가 게임에 응할거란걸 알았구(전화를받아준 댓가로 사례를 제안했을때 한번 거절한 민희도에게 재차 와이프까지 보내어 집까지 초청한 것등....)

결국 민희도는 그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의 덫에 빠지고 말았던거죠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철저히 숨기고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민희도의 모습을 보고 있는 영화 처음 장면은 이미 이 게임이 내 패는 철저히감추고 상대의 패를 들여다보며 치는 도박이라는걸 암시하는 장면이라고 생각됩니다 게임은 있돼결과는 하나밖에없는 어느 한 사람에겐 치명적인 게임일수 밖에 없었죠

그러면 여기서 왜 하필 민희도를 선택했을까요?

가끔 신경과 의사인 김박사와 연관지어 말씀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제생각엔 조금 다릅니다. 영화의 플룻은 철저히 민희도와 강노식 또는 육체가 바뀌어버린 강노식과 민희도의 구조입니다

이 것은 감독이 의도한 육체와 정신, 정신과 육체의 상징적인 의미이며

김박사의 경우 이 양강구도의 대결에서 그의 역할은 마지막 반전을 위한 조커 정도였다고 봅니다

아무튼 강노식은 선택했구 민희도는 선택당했습니다. 그 결과로 자신의 젊음을 송두리채 빼앗기게 되는거구

그럼 왜 민희도였을까요? 아마 감독은 마지막 반전을 위해 그 둘이 사실은 부자간이라는 복선을 몇가지 숨겨뒀습니다.

일단 강노식의 저택, 갤러리, 길거리 화가 이 세가지는 그림이라는 매개체로 묶여있구 영화 곳곳 둘의 모습에서 오버랩되는 그림들을 통해 그림을 좋아하는 아버지와 그림을 잘 그리는 아들이라는 관계가 얕게 그려져 있었습니다.그리고 희도의 애인인 은아에 대한 둘의 감정도 공통분모의 한가지로 선택될수 있으며 마지막 장면인 공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민희도와 담배를 피우는 강노식의 모습을 통해 그 둘이 처음부터 전혀 분리된 객체가 아니라는 것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1차 수술의 성공을 치하하는 강노식에게 김박사 (회장님이 아주 운이 좋습니다저친구와 인연이 깊은가 봅니다) 의 대사 역시도 그 둘이 보통관계가 아님을 말하고 있구요

무엇보다도 감독은 인터뷰에서 가장 불쌍한 인물로 강노식을 지목했구

그건 그가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모든걸 다 얻었음에도 그의 바램은 친 아들의 육체와 정신의 소멸을 통해서 가능했기에 그랬을수도 있습니다

결국 수 많은 사람들 중에 민희도를 선택했던건 성공적인 수술에 대한 영화적 필연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유전자에 대한 강노식의 원초적 선택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두가지가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이며 숨겨진 텍스트라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 전화를 걸었던 게임장면이 진짜냐 강노식의 조작이냐 라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말했듯이 처음부터

이건 게임이 아니라 강노식의 철저한 계획이고 조작입니다.

영화에서 보면 친구에 비해 유난힌 강한 승부욕, 회사 임원들에 대한 태도, 민희도와의 두번의 게임에서 두번다 승리한점 ,자신의 목적을 위해선 살인까지 서슴치 않는 그에게서 환멸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젊음을 되찾기 위한 인간의 욕망은

추하고 저주스럽습니다.

자연이 주는 소리에 귀 기우리고

우주의 원리에 순응하는 삶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