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화다운 영화를 봤다.

영화의 매력을 모두 지닌 멋진 영화다. 때때로 울적한 마음을 달래는 것에 영화만한 것도 없다.

속상할 때 술을 마시면 취할 까봐 영화를 한프로 보고 집에 들어갔다는 어느 CEO의 애환을 알 것같다.

영화가 끝이 났을 때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한참 앉아 있었다.

다리가 마비가 된 듯, 심장이 멎는 듯, 갑자기 멍해졌다.

다른 사람들도 몇몇은 그대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텅빈 영화관에서 멍하니 앉아 있으니, 청소아주머니의 기침소리에 나는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극장을 나오는데 나는 발걸음이 바빠졌다. 빨리 집에와서 이 느낌을 적고 싶었다. 볼일을 접어 두고 서둘어 집에 도착한 나는

노트북을 열고 자판을 두드린다.

인생, 삶, 가난, 여정, 꿈, 열정, 사랑, 감동, 환희, 가슴떨림, 그리고 죽음.......

아, 모든 것이 있었구나.

한 여인의 삶을 담은 라비앙 로즈(장미빛 인생)는 이 초겨울의 문턱에서 내 인생을 그려보기에 충분했다.

삶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입니까?

'무대의 막이 오를 때입니다.'

지금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요?

'사랑하세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사랑하세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사랑하세요.'

그녀의 입술은 충만함으로 피어났다.

노래를 중단하는 것은 이미 죽음이다.

죽음의 순간까지 무대에서 열창을 하는 신의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이브몽땅의 옛 여인이었다니...

그녀의 삶이 파노라마되어 내 삶이 타고 같이 흐르는 것은 왜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