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예쁘군요.

사랑의 그림은 어떨까요?

인류의 영원한 화두 ‘사랑’을 테마로

서양 미술의 걸작들을 들여다보는 책이군요.

“사랑은 ‘빠져 드는(falling in love)’ 것 ……

느닷없이 닥쳐오는 것이기에 맘대로 되지 않고,

오로지 겪어 내야 하는 수동태의 ‘사건’이다.” (7쪽)

'사랑에 눈멀었다’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

이 표현은 동서고금을 망라해 통용되듯 말이죠.

‘눈멂’은 철학이 과학과 함께  당대 주요 화두 중 하나이며,

‘눈먼 사랑’은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군요.

‘그림 속 그림’들은 대단히 시적이다.

폭풍우 치는 바다나 지도처럼 그녀가 있는 공간과는 전혀 다른

낯선 차원의 공간이 틈입해 들어와 있거나,

창이나 빈 벽과 같은 사물 자체가 텅 빈 눈으로 편지 읽는

여인의 마음을 되돌려 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창이며 허공이며 빈 벽들이 편지의 증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20쪽)

이 책은 베르메르 등 17세기 네덜란드 그림과

부셰 프라고나르 등이 활약한 18세기 프랑스 로코코시대의 그림을 중심으로

동서고금에 걸쳐 인류의 관심사인 '사랑'이란 화두를 담았습니다.

당대의 연애 풍속과 사랑의 내밀한 속성을 

베르메르의 ‘포도주 마시는 여인’,

테르보르흐의 ‘잠자는 군인과 술 마시는 여인’ 등에서

유혹의 순간, 음주와 절제의 상황을 그려냅니다.

그림을 잘 모르는 저는,

그냥 편안히 마음가는 대로 해석했습니다.

어차피 그림은 보는이의 몫이겠지요.

다이애나홍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