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낭?

지혜의 주머니란 뜻입니다.

중국의 3000년 역사를 기록한 책이

'사마천의 사기'라면

중국의 3000년의 지혜를 기록한 책이 바로

'풍몽룡의 지낭'입니다.

두껍고 내용이 묵직하네요.

인문플러스 동양고전100선으로,

고대 중국인의 생활 속 지혜를 짧은 이야기 형식으로 담았군요.

증국번, 쑨원, 장제스, 마오쩌둥 등

중국 정치 지도자들이 즐겨 읽은 책으로

요순에서 명대에 이르는 지혜로운 이야기를 하나로 모았으며,

명말의 저명한 문장가 풍몽룡이 완성했습니다.

1천2백여 편의 원작 중

150여 편의 에피소드를 엄선해 번역했으며,

원견과 선견지명, 경제, 합리적 사고, 처세, 재판, 역발상 및 역이용,

전략과 전술, 속임수 등 스토리로 엮었네요.

치국(治國)의 지혜,

용병의 지혜, 송사의 지혜, 처세의 지혜,

삶의 소소한 상황에 쓰인 작은 꾀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해서,

읽는데 약간 난해한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대 통치자들이

곁에 두고 참고하는 경략(經略)의 지침서가 되고,

또 민중이 생활의 지혜가 필요할 때마다 열어보는

참고서가 되기도 했다는군요.

‘지낭’은 ‘지혜의 주머니’

혹은 ‘지혜가 많은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지혜의 우열을 따질 뿐,

사람 됨됨이의 우열을 따지지 않았다(吾品智非品人也)”고 하네요.

지혜를 발휘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관계없이

지혜 그 자체를 높이 평가한 것이죠,

인품과 재능의 문제를 별개의 차원으로 인식했을 뿐만 아니라,

누구의 지혜든 유용하다면 내 것으로 만들어 다각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합니다.

책 속에서

“군자의 지혜에도 모자란 점은 있고,

소인의 지혜에도 뛰어난 점은 있다(君子之智, 亦有一短. 小人之智, 亦有一長)”

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에서도

지혜와 인품을 별개로 보는 관점이 엿보입니다.

“사람들이 귀신을 두려워하는 것은

귀신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귀신을 볼 수 있다면

사람들은 결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_p.265

지혜는

사물의 이치와 자연의 섭리를 꿰뚫고

모든 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지낭으로

지혜의 숲이 무성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이애나홍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