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책 곁에 두고 백독백습"

세종대왕(1397~1450)은 정치.경제.사회.문화.국방.과학 등 다방면에 걸쳐 헤아릴 수 없는 문화유산들을 남겼다.

우리나라 역대 최고의 왕으로 꼽히는 이유다.

세종대왕은 어떻게 '멀트플레이어'가 될 수  있었을까. 역사학자들은 세종대왕의 왕성한 독서력에서 해답을 찾는다.

백번 읽고 백번 익힌다는 백독백습이 글의 장점이다.

암기할 정도로 한 권을 여러번 읽어 보이지 않는 의미까지 파악하는 것이다.

백독백습은 같은 내용을 반복해 보기 때문에 싫증이ㅣ 나 계속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백독백습을 하면 청음에 놓쳤던 새로운 내용을 알게 되거나, 다른 관점을 발견하면서 몰랐던 속 뜻도 파악하게 된다. 게다가 각인효과 기억이 오랜 시간 유지된다.

한우리 독서논술의 이언정 연구원은 "세종대왕 처럼 손이 쉽게 닿는 곳에 항상 책을 둬 아이가 언제든 책을 펼쳐볼 수 있록 하면 독서의 흥미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글의 뿌리 캐내는 정독

실용문학의 대가인 다산 정약용(1762~1836)의 독서법은 "정독"에 있다. 책의 목적과 핵심을 파악하는 것이 그이 독서 습관이다. 그는 독서 전에 책을 읽는 목적과 이유를 정했다.

독서를 할 땐 핵심을추려 메모하고, 글자 하나하나의ㅏ 의미와 배경을 샅샅이 살펴보며 분석했다. 독서 뒤엔 독서 목적에 맞춰 전체 내용을 되짚어 봤다. 정약용식 독서법은 미디어 영상에 익숙해 책을 훑어보기만 하는 요즘 학생들의 독서 지도에도 활용할 수 있다.

"독서불패(위대한 독서광들의 성공스토리)"를 쓴 김정진 작가는 "책을 읽을 때 메모를 하거나 모르는 단어는 찾아보는 꼼꼼한 독서를 하라"며 "학생들에게 책을 읽는 동기와 목적을 심어주면 독서 효과를 몇 배 높일 수 있다."고 조언을 했다. 이와 함께 같은 주제를 다룬 책들을 함게 읽으며 서로 배교.분석하는 독서법도 제안했다.

원효대사 - 비판적 독서로 자기 가치관 길러

당나라 유학길에 해골에 괸 물을 마시고 개달음을 얻어 발길을 돌렸다는 원효대사(617~686)는 주체적인 불교 사상을 다진 신라시대 고승이다. 그는 중국과 인도의 불교문화를 모방하지 않고 깨달음을 통해 불교 철학사상을 재창조해 주목을 받았다.

그의돗서습관은 비판적 읽기의 대명사로 꼽힌다. 자신의 주체적인 시각으로 책을 재해석하는 태도다.

즉, 저자의 생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새로 수립하는 돗서법이다. 이는 오늘날 대입 논술고사 수험생들이 갖춰야 할 능력으로도 꼽힌다.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능력이기도 하다.

한우리독서논술의 오용순 연구언은 "원효철학세계를 구축해갔다"며 "저자의 의도와 관점을 간파하고, 이를 밑거름 삼아 자신의 사상을 만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비판적 책 읽기 습관을 기르는 방법으로 "책의 내용에 대해 친구들과

찬.반 토론을 가질것"을 제시한다.

연암 박지원 - 토의 .토론으로 독서지식 넓혀

토의.토론하면 연암 박지원(1737~1805)을 빼놓을 수 없다. 박지원은 자유롭고 기발한 문체로 한문소설을 집필했다.

당시 양반계층의 타락상을 고발하고 근대사회 건설에 필요한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해 파문도 일으켰다.

박지원의 상상력은 다른 사람들과 독서에 대해 수많은 대화를 벌인 결과다. 역사학자에 따르면 박지원은 홍대요.유득공.박제가 등 실학자들과 교제하며 독석에 대한 생각을 교류했다고 한다.

"열하일기'에서 볼 수 있듯이 청나라 여행 체험도 독서지식을 넓히믄데 한 몫 했다. 이를통해 좁은 독서에 얽매이지 않고 논리력과 사고력을 기를 수 있었다.

박지원식 독서습관은 면접이 강화되는 오늘날에도 활용할 수 있다. "도서관에서 찾은 벌레들"을 쓴 안앙시 석수도서관 정문택 관장은 "박지원 선생은 책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말해주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였다"며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자신의 실용 지식으로 만들었"고 말했다.

그는 또 "친구들과 토의.토론을 하면 같은 책을 읽어도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음을 깨닫게 돤다"며  "독서르 ㄹ어려워하는 학생에겐 여행.체험에 대해 친구와 대화하는 것 부터 시작해 점차 독서로 연결 짓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