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편안해집니다.

사랑이 오면...

이정하시인,

내 청춘의 시절에

참으로 많은 울림을 주셨던 시인입니다.

12년만에 신작시집을 내시다니...

그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사셨을까 궁금합니다.

12년의 세월을 견디어 쏟아낸 그의 언어들,

모조리 외우고 싶은 문장들....

시인의 감성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대 섣불리 짐작치 마라

내 사랑이 작았던 게 아니라

내 마음의 크기가 작았을 뿐 내 사랑이 작았던 게 아니라

그대가 본 것이 작았을 뿐

하늘을 보았다고

그 끝을 본 건 아닐 것이다

바다를 보았다고

그 속을 본 건 아닐 것이다.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니

마음이 작다고

어디 사랑까지 작겠느냐

바람속을 걷는 법

바람속을 거닐었다.

함께 걸어주는 이가 그리웠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었다.

그래 산다는 것은

바람이 잠잠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바람이 약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바람속을 헤쳐가는 것이다.

두눈 똑바로 뜨고 쳐다 볼것

왜 세찬 바람에 연은 더 높이 나는지

두 길

내가 그를 사랑하고

그가 나를 사랑한다고 해서

우리 가는 삶의 길이 같은 것은 아니다.

그는 그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길을

함께 가고 있다는 착각속에서

슬픔과 고뇌가 시작되니

사랑하는 사람아

날저물고 길 끊기고

집 떠난 새들이 둥지로 돌아갈 때

어디 마음 뉘일곳 없거든

손 한번 내밀어 보라

맞잡은 손 그 따뜻함으로

이 밤 넉넉해질 수 있으니

다른 길이면 어떤가

그와 내가 손을 잡고 있는 한

두 길은 하나가 되어

그 길은 영원히 가느니

영혼의 울림을 줍니다.

시인의 영혼이 깃든 글들이

마음을 씻어줍니다.

다이애나홍 드림